에버노트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원노트로 옮긴 후기 / 원노트 장점과 단점, 기능 비교
에버노트와는 2013년도부터 거의 8년 동안을 일기장, 스크랩북, 블로그 포스팅, 강의 노트 등등으로 함께 했는데요. 사용하는 동안 다른 대체 노트 프로그램은 생각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만족하면서 잘 쓰고 있었지만, 중간에 몇 가지 문제가 생기면서 원노트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오랫동안 사용했던 에버노트를 원노트로 대체하면서 느꼈던 것들과 원노트의 장점, 단점을 에버노트의 기능과 비교해보고자 합니다.
에버노트에서 옮긴 이유
에버노트를 떠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보안 문제였는데요. 해킹을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당하면서 신뢰도가 떨어져 버린 게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해킹을 당했다는 사실은 메일을 보다가 알게 되었는데요. 에버노트는 2개의 기기까지 연결할 수 있는데 기기 1개가 추가되었으니 연결 해제할 기기를 선택해달라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새로 추가되었다는 기기가 제가 모르는 생소한 핸드폰 기종이라 순간 소름이.. 확인해보니 그날뿐만 아니라 몇 달 전부터 로그인 기록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몇십 번을, 그 IP뿐만 아니라 여러 IP, 여러 나라에서 들어왔었더라구요.
그 후로 로그인 방법을 2단계 인증으로 올렸는데도 불구하고 또 우리나라 다른 지역, 다른 IP로 로그인한 기록이 여러 번 나왔습니다. 일기 같은 건 몇 번 이불킥하고 말 수 있다 쳐도, 비밀번호부터 시작해서 중요한 정보들을 싹 에버노트에 저장하고 있었던 터라 한동안 사이트 돌아다니면서 비밀번호 바꾸느라 타격이 컸었는데요. 2단계 인증으로 바꾸고 나서도 또 해킹을 당했다니.. 이때부터 다른 노트로 옮기는 걸 생각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업그레이드된 후에 있었던 동기화, 로딩 속도 문제였습니다. 지금은 둘 다 개선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업그레이드되고 난 후 얼마 동안은 핸드폰과 노트북에서 동기화가 아예 안 됐었어요.
에버노트를 사용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이 바로 동기화 기능이었기 때문에, 해킹당한 이후에도 다른 노트로 바꾸기 싫어서 중요한 정보만 다른 곳에 옮기면서까지 쓰고 있었는데 동기화마저 안 되니 이건 뭐.. 사용하지 말라는 건지ㅜㅜ 거기다 갑자기 노트 하나 여는데 3초 이상 걸리는 사태가.. 성격 급한 저로써는 더 이상 사용할 수가 없더라구요. 결국 에버노트는 완전히 접고 다른 노트를 알아봐야 했습니다.
원노트의 장단점 / 기능 비교 (feat. 에버노트)
에버노트 대용을 알아보면서 가장 추천이 많았던 무료 노트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 원노트였는데요. 쓰다 보니 왜 원노트가 에버노트 대용으로 추천이 많은지 알겠더라구요. 세상 편합니다!
원노트를 처음 접했을 때는 노트 인터페이스부터 다르고 에버노트와 달리 메뉴도 많아서 적응이 안 됐었는데, 익숙해지니까 생각을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어서 효율적이더라구요. 원노트를 쓰면 쓸수록 에버노트보다 크고 확장된 느낌의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에버노트는 완전히 잊고 살 정도로 원노트를 잘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에버노트만 쓸 때는 몰랐던 아쉬운 점도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들과 좋다고 느꼈던 점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아쉬운 점
1. 모바일 앱 글꼴 변경 불가
PC에서는 당연히 글꼴 설정이 가능하지만, 핸드폰 앱에서는 글꼴 설정이 되지 않고 기본 글꼴로만 나옵니다. 에버노트는 앱에서 영어 글꼴만 3가지 지원하고, 한글 글꼴은 기본 글꼴로만 나오는데요. 원노트는 글꼴 설정 자체가 없더라구요.
2. PC에서 임의로 바뀌는 글꼴
PC에서 글꼴을 설정해서 쓰고 있어도 어느 순간 다른 글씨체로 써집니다. 처음에는 한컴 고딕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맑은 고딕으로 마무리.. 에버노트는 한번 설정하면 바꾸기 전까지 그대로라 전혀 못 느꼈던 불편함인데요.
이게 은근히 신경 쓰여서 처음에는 계속 바꿔줬는데, 매번 쓸 때마다 일어나는 일이라 이제는 포기했어요. 그냥 다 쓴 다음에 한꺼번에 바꿔주고 있습니다ㅜㅜ
3. 글자 씹힘 현상
타이핑 중에 바로 전에 썼던 글자가 지워지는 현상이 있습니다. 원노트의 단점 중에 이 부분이 가장 치명적인 것 같아요. 마이크로소프트 키보드 입력기를 사용할 때 특히 심합니다. 요즘 좀 덜해지긴 했지만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더라구요.
글자 씹힘 현상은 다른 입력기를 사용하면 줄어든다는 얘기가 있길래, 윈도우 10에 기본으로 깔려있는 한컴 입력기를 사용 중인데요. 그 후로는 씹힘 현상이 거의 없어지긴 했지만, 입력기를 계속 신경 써야 해서 번거롭긴 합니다.
4. 갑자기 다운되는 현상
에버노트를 쓸 때는 '응답 대기'라고 뜨면서 멈추는 현상 때문에 강제 종료해야 할 때가 가끔 있었는데요. 원노트는 응답 대기라는 메세지없이 가끔 그냥 꺼질 때가 있습니다. 동기화가 워낙 실시간이라 크게 걱정은 안 하는데 그래도 불안하긴 합니다..
그리고 한컴 입력기로 특수문자 입력할 때, 'ㅁ'같은 키 누르고 '한자'눌러서 특수문자 창이 떴을 때 시간을 오래 끌면 갑자기 원노트 창 자체가 꺼지더라구요;
이런 현상은 키보드 입력기가 '한컴 입력기'일 때만 발생하는 것 같은데요. 마이크로소프트 입력기를 사용할 때는 특수문자 입력창을 오래 켜 두고 있어도 다운되는 일이 없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입력기는 글자 씹힘 때문에 원노트를 사용할 때는 사용하지 않고 한컴 입력기만 사용하고 있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 입력기를 사용했을 때 생기는 글자 씹힘보다는 차라리 특수문자를 빨리 입력하는 게 나은 것 같아서 요즘은 그냥 특수문자 입력할 때 엄청 빨리 입력하려고 노력합니다ㅋㅋ
5. 먹통 되는 현상
원노트를 쓰다 보면 가끔 먹통이 되면서 마우스나 키보드가 전혀 안 먹힐 때가 있는데요. 이럴 때 esc를 눌러주면 바로 풀리긴 하지만, 가끔 이것도 안 먹힐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원노트를 종료한 다음에 다시 실행시켜야 하는데요. 이런 상황이 대략 1시간에 한 번꼴로 일어나는 편이라 상당히 번거롭습니다ㅜㅜ
▶ 좋은 점
1. 자유로움
형식으로 보자면 원노트는 도화지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장점이라고 느끼고 있지만, 사실 규격 있는 노트 같은 형식의 에버노트를 쓰다가 원노트를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불편했던 점이 바로 이 점이었어요.
아무 데나 누르고 쓰는 게 꼭 포스트잇을 여기저기 붙여놓는 것 같고, 정리되지 않는 느낌이라 산만해 보였었거든요. 규격이 있는 노트에 쓰다가 갑자기 큰 스케치북을 받은 느낌이었어요.
지금은 오히려 에버노트를 보면 답답하게 느낄 정도로 도화지 형식애 익숙해졌기 때문에 좋은 점에 넣었지만 호불호가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원노트의 형식은 한 주제에 관해서 여러 글을 모아가며 쓸 때 특히 유용했는데요. 에버노트에서는 이럴 경우 중간에 구분선을 넣어주거나, 노트를 따로 만들거나 해야 했는데, 원노트는 누르는 곳마다 노트가 되니 구분해줄 필요가 없어서 편했습니다. 마인드 맵으로 이용하기에도 좋더라구요.
거기다 원노트는 에버노트와 달리 노트 별로 페이지 색이나 노트 선, 노트를 보는 방식 등도 변경할 수 있습니다. 노트마다 다른 환경으로 작성할 수 있다는 점도 지루하지 않고 좋았어요.
2. 넓은 노트 화면
노트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엑셀처럼 옆으로 쭉쭉 계~속 이어집니다. 어디까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계 생각할 필요 없이 쓰고 싶은 만큼 넓게 쓸 수 있어요.
3. 빠른 동기화
동기화가 실시간입니다. 적기만 하면 바로 동기화가 시작되고, 동기화되고 있는 상태도 실시간으로 알 수 있습니다. 에버노트보다 훨씬 빠르고 바로바로 되는 느낌이에요. 다만 에버노트처럼 동기화 주기를 설정할 수는 없고, 동기화를 할 건지 안 할 건지만 선택할 수 있는 점은 아쉽기도 합니다.
4. 몰입형 리더
원노트의 몰입형 리더는 쓴 글을 읽어주는 기능인데요. 에버노트에는 없는 원노트만의 기능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글 쓸 때 도움이 많이 되는데요
쓴 글을 다른 사람 목소리로 들으니까 확실히 수정해야 할 부분도 더 눈에 띄고,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것 같더라구요.
5. 다양한 시각효과
원노트에서는 제목을 중요도에 따라 정리할 수 있고, 중요, 질문, 나중에 할 일 등 자기만의 태그를 만들 수 있어요. 목록 정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고 눈에 잘 띄어서 효율적입니다.
6. 다양한 입력 툴
원노트는 에버노트보다 생각을 pc로 옮길 수 있는 입력 툴이 다양하면서도 각각의 기능들이 디테일합니다.
첫 번째로 에버노트에는 없는 도형 기능과 펜 기능이 있는데요. 노트를 작성할 때 도형도 함께 그려 넣을 수 있고, 펜 기능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손글씨를 입력할 수도 있어요. 갤럭시 노트폰 사용자인데, 노트펜이 이럴 때 유용하더라구요.
거기다 입력한 손글씨를 도형이나 pc글씨로 변환해주는 기능도 있는데요! 제 글씨로는 아무리 또박또박 적어도 성공한 적이 없어서 잘 사용하지는 않지만 ㅋㅋ 정확도가 더 높아지고 정교해지면 자주 사용할 것 같아요.
두 번째로 오디오 녹음 기능이 있는데요. 이 기능은 에버노트에도 있지만, 녹음된 파일을 재생할 때 에버노트가 재생만 되는 반면, 원노트는 녹음할 당시 타이핑하고 있던 부분으로 커서가 이동됩니다.
녹음될 당시 어떤 부분을 작성하고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 유용하더라구요.
7. 섹션별 비밀번호 설정
전자 필기장 하위에 있는 섹션들은 각각 비밀번호 설정이 가능합니다. 다만, 전자 필기장이나 각 페이지별로는 되지 않고, 섹션별로만 가능합니다.
에버노트는 프로그램 자체를 로그인 기능으로 잠글 수 있긴 한데, 로그인만 하면 그다음부터는 로그인 없이 계속 열어볼 수 있어요. 원노트는 프로그램 자체를 잠글 수는 없지만, 각각 섹션별로 암호를 걸어둘 수 있습니다.
원노트는 이 밖에도 여러 기능들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런 기능들을 전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원노트의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원노트는 자잘하게 신경쓰이는 단점들이 많지만, 장점들 또한 그런 점들을 다 덮을만큼 많은데요~ 그런 장점들덕분에 저도 지금까지 다른 노트로 옮길 생각없이 쭈욱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학생, 작가, 회사원, 블로거 등등 글을 자주 쓰거나, 노트 정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고 있거나, 기능이 다양하고 동기화 잘되는 무료 노트 프로그램을 찾는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원노트 사용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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